마음도 운동이 필요해
🔖 생각은 딱 보가트 같아요. 생각이 그저 생각일 뿐이라는 걸 알고, 미소를 띠고 바라보세요. 아마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 거예요. 그 순간의 자유로움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예요. 그런 자유로이 있는데, 생각이 써 내려간 시나리오에 굳이 에너지를 쏟을 필요는 없죠.
🔖 마음이 지금 이 상태로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을 때, 그래도 '이 모두가 지나간다'는 걸 기억하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왈이의 마음단련장에서는 멍상 마지막에 "아닛짜"라고 인사합니다. 이 말은 인도어파 에 속한 팔리어로 '이것 또한 변한다This is also changing' 즉, '무상함impermanence'을 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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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없이 탁 트인 자연에서 내가 하던 고민을 다 시 바라보세요. 곧 변할 것을 뭐 하러 일일이 붙들고 늘어진 건지 의문이 생길 거예요. 나는 그저 거대한 자연의 아주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거든요. 이러면 생각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지죠. 좋은 것에 집착할 필요도, 싫은 것에 혐오를 일으킬 필요도 없이 그냥 좋을 때 좋으면 그만인걸요. 힘든 시간이 오면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고 툭툭 털어내요. 곧 봄날이 올 거라는 걸 느끼면서요.
🔖 멍상의 룰은 삶의 룰과 비슷해요. 앞으로도 우리 인생에는 바라지 않는 일들이 계속 벌어질 거예요. 아무리 잘해보려 해도 얼마든지 실패할 수 있어요. 그렇게 크고 작은 실패를 겪을 때, 실패를 붙들고 늘 어지지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내 고통에 마음을 여는 힘, '나 자신을 어떻게 도울까?'라고 묻는 자기 연민의 힘이 꼭 필요해요. 그렇게 다시 시작하면 실패는 더이상 실패가 아닙니다. 자기 연민은 실패를 다루는 유용한 기술이자 삶을 살아가는 현명한 태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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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은 내가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기 때문에 오는 실패와 고통에 마음을 여는 거예요. 연민이 자기객관화의 반대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랍니다.
🔖 이렇게 내가 원하는 대로 상황을 조절하고 통제하려는 힘만 쓰면 마음이 한쪽만 비대해져요. 균형을 갖추려면 그 반대의 힘도 길러야지요. 그게 바로 '내버려두는 근육'입니다.
마음에 잔뜩 들어간 힘을 풀어보세요. 그러면 불편함도, 즐거움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어요. 사람들은 "명상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말을 오해하곤 하는데요. 불편함이 사라져서 편안한 것이 아니에요. 불편함을 예전처럼 내 입맛에 맞게 바꾸려 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데에서 편안함이 옵니 다.
🔖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작은 그릇에 담긴 물에 식 빵을 넣으면 물은 빵가루로 금방 탁해지겠죠. 그런데 바다에 식빵을 넣으면요? 바다는 여전히 그냥 바다일 뿐이잖아요. 내 안의 넓고 큰 공간을 느껴보세요. 나는 넓은 바다입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은 파도라고 상상해보세요. 나를 바다와 같다고 상상하는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 객관화: 내가 지금 느낀 감정, 생각, 현실만이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알아차린다.
- 전체성: 나라는 바다, 그 전체를 인식한다.
- 수용: 지금 내가 환영하지 못하는 생각이나 이 감정 또한 내 안에 속한다는 것을, 그것들은 파도(혹은 식빵)라는 것을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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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감정, 생각을 밀어내지 않아도 돼요. 내 안의 넓디넓은 공간을 인식하고, 불편한 감정이라도 그 공간의 일부분임을 인정해보세요. 그러면 그 감정이 거기에 있어도 괜찮아집니다.
이 수용의 과정에서 '마음에 자리를 내어주다' 라는 표현을 사용해요. 틱낫한 스님은 '내버려두는 것Let go'은 '있도록 허락하는 것Let be'이라는 말을 자주 쓰셨어요.